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미국사는 죄

keyjohn2017.07.07 16:58조회 수 69댓글 3

    • 글자 크기

막상 자식 결혼을 한국에서 시키려니 

소식을 알릴 지인 숫자가 열손가락으로 충분한 것도


아들이 온라인으로 총을 사 숨겨놓은 걸

압수해 팔자에 없는 무기소지를 하게 된 것도


모두 미국에 사는 죄다.


북한의 ICBM실험 발사가 성공적이라는 쪽으로

여론이 정리되어 안보가 심상치 않은데,

추경을 놓고 여야가 극단으로 달리며

국회가 마비되어도 그리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FTA 협상이 재개된다면

한국과 미국 중 어느 쪽이 더 이문이 남는지,

나의 밥그릇과 부모형제의 밥그릇을 놓고

갈등하는 것 같아 명쾌한 논리가 서지 않는 것도

미국사는 죄다.


일년전 쯤, 한국에서 10년을 함께 보낸 직장동료가

"미국가도 살만 하냐"고 물었다.


"가져오는 돈에 따라 내 대답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이는 나에게 감성적인 대답을 듣고 싶었을 수도 있다.

'향수병은 2년이면 극복되요'라든가,

'미국사람들과도 이웃이 되면 이래저래 섞이며 살만해요'라는 식의....


그러나 내 속물근성은

덜꺽 내 근처로 이사와 내 고요한 일상에 방해자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보호본능에 

그의 도미 의지를 단칼에 잘라버리려 했던 것 같다.


한참 지나,

그의 부음을 들었다.

빚에 시달리다

자살했다는 ....


가슴이 철렁했다.

얼마간은 내가 그의 자살에 부추긴 것은 아닐까?

아니다,

그의 삶의 의지를 꺽어버린 죄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혹시 지금 미국도 한국도 보이나요?

이제는 돈 없어도 고생없을 듯해요.

저 사는 이곳도 한 번 다녀가세요.


제가 아이들 내 보내고

텅빈 집에서 아내와 차를 마시면

옆에 빈 소파에 앉아 함께 TV도 보고

커피향도 함께 나눠요.


그리고 그 때,

"돈 걱정 말고 한번 다녀가세요"라고 못한 죄

용서하세요.

부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3
  • 우리 할머니 말씀

    야 이놈아 돈 나오는 구멍이 X구멍 보다 더 드럽다

    하셨습니다 

    죄가 아닙니다 오직 그 돈 때문이지요

  • 석정헌님께
    keyjohn글쓴이
    2017.7.7 18:30 댓글추천 0비추천 0

    공감해요

    돈의 위력은 대단해요

    우리를 감방에 가두기도 하고

    휘황찬란한 라스베이거스로 데려가기도 하고....


    한가지는 기력 떨어지고 난 후,

    느추하게 살지 않으려면 모아둬야 한다는 사실.


    라스베이거스 다녀와서

    당분간은 활기 넘치시겠어요.

    부러워요.  

  • 잠을 못 잦더니 여기저기 넘어 집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2 LA Fitness 2017.07.15 69
61 혼자에 대하여4 2021.04.07 69
60 1박 2일 2015.06.13 70
59 선인장4 2015.08.14 70
58 Douglasville의 추억4 2016.06.13 71
57 고독3 2018.04.03 71
56 6 2017.08.28 72
55 독방4 2018.01.15 72
54 굿나잇2 2018.09.18 72
53 베가스 유람 혹은 유감5 2020.01.24 72
52 가발가게 해프닝4 2017.01.26 73
51 Deep4 2020.08.20 73
50 조영남에 대한 소고3 2015.08.27 74
49 克 雨2 2020.02.21 74
48 cloudline5 2020.01.12 75
47 불행한 시절의 행복7 2020.06.05 75
46 우물안 갑(甲)질 2015.07.21 76
45 존스보로의 추억7 2015.12.17 76
44 알러지7 2020.08.26 76
43 홍등9 2020.08.29 76
이전 1 ... 2 3 4 5 6 7 8 9 10 11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