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선 잠을 깨어

Jenny2016.10.10 21:24조회 수 46댓글 0

    • 글자 크기
선 잠을 깨어 / 송정희

비바람이 슬쩍 아침을 데려오더니
선 잠 깨워놓고, 친구 하잔다.
반 쯤 열어놓은 창문으로 햇살대신 축축한 바람이 들어와
자꾸만 눈짓을 한다

선명하던 꿈이 꽃잎처럼 흩어져
사라진 것이 못내 서운해
자꾸 귀찮게 하는 바람을 손 내저으며 쫓아보려하지만
그는 들어왔던 창문 살을 붙들고 안나가려 애쓴다

조각나버린 꿈을 붙잡으려 다시 눈을 감아보는데
창문에 붙어있던 바람이 휘파람을 분다

서늘한 바람을 몰아내고 반쯤 열렸던 창문을 소리내어 닫으며
돌아누워도 난 꿈속에 님을 다시 만날 수가 없다. 
날 보고 웃었는지 말을 건냈는지
내 어깨를 안았는지 아무것도 기억할 수가 없다

선잠을 깨운 바람은 아직 창밖에서
문 열어 달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
오래된 연인처럼


    • 글자 크기
기다림의 꽃 라클레시아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56 이별의 습작 2018.03.15 55
1055 후회 2019.11.27 54
1054 오늘의 소확행(3월14일) 2020.03.16 53
1053 9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9.08 53
1052 저녁이면1 2020.03.12 52
1051 나의 어머니 (10) 2016.10.20 52
1050 감사합니다4 2019.12.30 50
1049 랭보와 베를렌 2019.08.24 50
1048 에보니 2016.11.01 50
1047 보키쌤(2)1 2020.03.02 49
1046 가족여행 둘째날 2019.06.09 49
1045 작은 자스민 화분 2017.02.17 47
1044 기다림의 꽃 2020.04.19 46
선 잠을 깨어 2016.10.10 46
1042 라클레시아 2017.05.29 45
1041 2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 2020.02.09 44
1040 빗물1 2016.10.10 44
1039 노년의 색깔 2020.03.16 43
1038 가을이 오는 소리2 2017.08.09 43
1037 안개 낀 아침 2020.03.17 4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