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월의 신부

송정희2017.05.14 07:13조회 수 16댓글 1

    • 글자 크기

오월의 신부

 

순백의 목련이 지고

땅에 떨어진 목련꽃잎이 다 시들 때쯤

목련꽃보다 더 흰옷으로 나를 감싸고

해처럼 웃고있던 당신에게로 갔습니다

 

한번도 가본적 없는 아내의 길 엄마의 길을

당신 손을 잡고 한걸음씩 또 한걸음씩 내딛었죠

마냥 아름답고 행복하리라곤 생각치 않았습니다

손에 든 신부의 꽃도 때가 되면 시들테니까요

 

잡은 손을 통해 내게 오는 당신의 온기

그냥 그 따스함만이 필요했었어요

그 잡은 손 놓지않고 있으면

어둠속도 두렵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요 그때 나는 오월의 신부였죠

그 후로도 내가 입었던 그날의 옷같은 목련이

수십번 피고 지고

더이상 당신의 손을 통해

온기가 내게 오지는 않네요

 

나 홀로 귀밑에 흰머리가 늘어가고

나 홀로 식탁에서 밥을 먹지만

지나온 시간속에서 그 추억속에서

당신의 웃음과 온기를 느껴요

 

또 오월이 왔네요

내가 해보고 싶은게 있는데 말해 볼까요

우리나이 되어서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

사실 부럽거든요

괜챦아요

우리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때 해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너무 일찍 손을 놓쳤군요  안타까워요 

    그렇지만 매일 남편에게 말하듯하는 생활의 기록을 보며  

    놓은 손이 아니고 아직도 꼭 잡고 있는것이로구나 했어요 

    언제까지일까? ... .. 나중에 그분과 또 만날거라구요?? 

    훌륭한 글 항상 샘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56 산행 (2) 2016.10.20 13
955 부정맥 (7) 2016.10.20 13
954 산행 (6) 2016.10.20 13
953 산행 (7) 2016.10.20 13
952 산행 (11) 2016.10.27 13
951 보경이네 (6) 2016.10.27 13
950 변덕 2016.10.27 13
949 회한 2017.04.18 13
948 전기장판 2018.02.23 13
947 돌나물 물김치 2018.02.27 13
946 허당녀 2018.03.03 13
945 이면수 구이 2018.03.05 13
944 뽀그리 2018.03.13 13
943 왕지렁이 2018.05.07 13
942 비 그친 저녁의 풍경 2018.05.16 13
941 대못 2018.06.14 13
940 중독 2018.06.15 13
939 선물 2018.06.16 13
938 달달한 꿈1 2018.07.16 13
937 오늘의 소확행(7.16) 2018.07.17 13
이전 1 ... 3 4 5 6 7 8 9 10 11 12...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