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인생

송정희2019.08.30 07:33조회 수 14댓글 0

    • 글자 크기

인생

 

가슴 떨려 밥맛이 없고

마주 잡은 손 놓기 싫던 시절은

순간처럼 후딱 지나고

 

천날만날 마주 볼것같던 이를  땅에 묻고

이런저런 핑계로 가보지도 않고

가슴 떨릴일도 없는데 여전히 입맛은 없고

후루룩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시리다

 

주위엔 성한 이보다 아픈이가 더 많고

난 팔순 노모보다 아픈데가 더 많다

다행히 살가운 애들이 날 건사한다

뭘 열심히 하다가도 이게 뭐가 되긴되려나 무기력해지고

 

새로 사온 방향제는 몇분마다 제가 알아서

퓨숙하고 좋은 향기를 뿜는다

참 요상한 물건이다

늙은 선생에게 배우러 오는 어린 학생이나 부모에게

퀴퀴한 냄새가 나면 안되니까

청국장도 레슨 없는날만 끓이긴 해도 냄새는 날 테니

 

어김없이 아침이 선물처럼 내게 와주고

난 어제 쓴 글을 홈페이지에 올린다

오늘은 평상시 복용하는 약 리필하러 가는 날

고마운 둘째아이가 제 신용카드를 차에 슬쩍 갖다 놓았다

내 인생길에 그 아이가 내딸이라 감사하다

십이월이 생일인 그애에게 그애 야외 웨딩사진을 그려서

 선물하려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16 돌나물 물김치 2018.02.27 13
915 허당녀 2018.03.03 13
914 이면수 구이 2018.03.05 13
913 뽀그리 2018.03.13 13
912 비 그친 저녁의 풍경 2018.05.16 13
911 옛집의 다락방 2018.05.31 13
910 소낙비 2018.05.31 13
909 선물 2018.06.16 13
908 7월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 2018.07.08 13
907 오늘의 소확행(7.16) 2018.07.17 13
906 호박볶음 2018.07.18 13
905 오해예요 2018.08.01 13
904 오늘의 소확행(8월 첫날) 2018.08.02 13
903 잠자리 2018.08.11 13
902 보이진 않아도 2018.08.13 13
901 월요일 아침에 2018.08.13 13
900 오늘의 소확행(8월 13일) 2018.08.13 13
899 말하지 말걸 듣지도 말것을 2018.08.18 13
898 개미의 추억 2018.08.23 13
897 한국영화 2018.08.23 13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13 14...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