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의 미나리
큰다라에 미나리 뿌리를 심어
거실밖 골마루에 두었더니
비가 많이 오면 심겨졌던 미나리줄기가
물에 동동 떠오르고
해가 나면 오그라지듯 억세졌다
내방 침대 끝 넓은 공간에
앉은뱅이 교자상을 펴고
그 위에 미나리 담긴 다라를 올려 놓았다
먼지같은 날파리들이 생겨
닫혀있는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다
석양이 들어오는 서쪽 창가
조금 비실거리면서도 잘 크고 있는 미나리
막내가 와서 보더니 질겁을 한다
왜 방에서 키우냐고
가습기 역할도 하고 나는 좋은데
일곱개의 꼬마 레몬트리도
미나리 다라옆 창가틀에 모두 옮겨 놓았다
몇시간이라도 온전히 석양을 볼 수 있는
꼬마 레몬트리들은 그저 좋은가보다
미나리는 먹으려고 키우는것 보다
그냥 재미삼아 키운다
내다 버렸을 미나리 억센 줄기는
길게 줄기를 뻗어 새순을 키우고
또 길게 줄기를 뻗는다
방안 가득 미나리향이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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