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아직도 무엇을 기다리는지

석정헌2018.02.21 14:48조회 수 41댓글 1

    • 글자 크기


      아직도 무엇을 기다리는지


                        석정헌


언제 부터 끓고 있는지

된장찌게의 두부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한껏 부풀었다가 몇번이나 주저 앉을 시간

하늘을 끌어 당기는

녹녹한 바람이 훑고 지난간다

오늘밤엔 또 무엇이 되려고

빛의 움직임을 움켜쥔 어둠이 짙어 질까

아내의 뜨개질

회색 목도리는 점점 길어지고

멀리 달아난 식욕

저녁밥 시간을 놓쳐 버렸다


천둥번개 집중 호우에

온도시는 물의 아가리에 갇히고

거리의 가로등 불빛마져 집어 삼킨

헐거운 하루가

내릴 사람없는 층의 에레베이터 마냥

그냥 지나간다

움켜쥔 어둠의 창밖

무표정한 눈은 무엇을 기다리는지

제몸의 무게를 조금씩 무너뜨리며

멍하니 비췬 반백의 늙은이 하나 외롭다

빛물은 아직도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는데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멍한 반백 늙은이의 헐겁지 않는

    "무념무상의 영감"이 이미지로 잘 전달이 되었으니

    염려하시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89 떠나신 어머니 2015.03.05 23
688 자화상 2 2015.03.26 23
687 죽으리라 2015.04.16 23
686 그래도 올 것은 온다 2015.05.13 23
685 고목 2015.10.05 23
684 그런날 2015.10.08 23
683 돌아 온단 기약은 없지만 2015.11.13 23
682 여기는 아프리카 2023.08.26 23
681 Lake Lanier 2023.10.26 23
680 노승 2015.02.23 24
679 벗어야지 2015.02.24 24
678 가을비에 2015.03.02 24
677 황토 2015.03.05 24
676 빗나간 화살 2015.04.22 24
675 인간 4 2015.06.09 24
674 나는 무엇인가 2015.07.26 24
673 산들바람에 섞어 2015.08.08 24
672 아 가을인가 2015.08.18 24
671 문패 2015.11.25 24
670 월식 2015.12.01 24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