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이제는

송정희2020.03.10 07:57조회 수 28댓글 0

    • 글자 크기

이제는

 

슬펐던 기억만큼 그보다 조금 더 웃고

아팠던 상처만큼 그보다 조금 더 치유받고

미웠던 시간만큼 그보다 조금 더 행복하고

묻어 두었던 시간만큼 그보다 더 높이 날아서 자유롭게

이제는 놓아주리라

 

우리 이제는 서로 만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고

다투지 않아도 서로 알아 볼 수 있으니

바닷물이 멍들어 푸른색을 띄어도 여전히 바위를 치며 멍들고

지구 반바퀴를 돌아 온 바람이 먼곳의 슬픈 이야기를 전해도

나 덤덤함은 더 울어도 어쩔 수 없음을 앎이리라

 

이제는 소녀처럼 웃어도 들어 줄 옛친구가 떠나고 없지만

아직 사랑하는 노모 살아 내 웃음소리 들어주시고

어른이 되어버린 자식들이 밤낮으로 날 걱정해주니

이 또한 살만한 이유러라

비오는 아침에 눈을 떠 햇살 한줌없는 창밖을 보며

어제와 같은 기억을 더듬는다

이 또한 감사한 아침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96 나의 사라는(동생에게 바치는 시)3 2017.04.08 28
895 자스민이 핀 아침2 2017.03.14 28
894 추락 2016.10.10 28
893 어느 노부부 (2) 2016.10.10 28
892 나의 어머니 (3) 2016.10.10 28
891 보키쌤 2020.01.30 27
890 나의 아름다운 것들 2020.01.09 27
889 꿈속에서 2020.01.06 27
888 사돈의 안부문자 2019.11.13 27
887 오늘의 이상한일 2019.10.31 27
886 가을을 맞아 2019.10.29 27
885 아아1 2019.10.22 27
884 오늘의 소확행(10월 18일) 2019.10.19 27
883 9월의 햇살 2019.09.24 27
882 걱정 2019.08.15 27
881 그와 나 2019.02.27 27
880 정전1 2017.09.12 27
879 삼시세끼1 2017.08.27 27
878 풋내1 2017.08.15 27
877 달력이 있는 식탁벽 2017.06.28 27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