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겨울

송정희2017.01.03 18:41조회 수 22댓글 1

    • 글자 크기

겨울


봄은 오긴 오려나

지난 겨울속에서 까칠한 나목이 안스러웠는데

봄은 오고 나목은 다시 옷을 입었습니다


그 나목이 살을 찌우고 가지가 더 뻗으며

짧은 봄이 지났죠

봄비가 내리던 날 내님은 그 나무밑에서 웃고 있었습니다


골마루 구석에 빗물 받아두는 플라스틱통이

혹시 녹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의 폭염은

왜 봄처럼 빨리 지나가지 않는지

야속한 여름은 길기도 했습니다


소리없이 가을이 오고

풍성했던 나의 정원도 열매와 씨를 맺으며

스러져 갔습니다

쉼의 계절을 위해


푸르렀던 나무들이 다시 옷을 벗으며 겨울이 되었네요

꽃과 나무는 제 할일들을 다 마쳤는데 

난 나의 계절을 잘 마치고 이 겨울을 맞는지 돌이켜 봅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자연에 대한 관조와

    삶에 대한 반성이 잔잔히 녹아 있는 가작이네요.


    '빗물받이 플라스틱 통이 녹을 정도의 더위'

    지난 여름의 더위가 실감나는 표현이네요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문우인거 아시죠?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6 어머나 44*F 2019.10.17 22
135 시절인연 2019.05.30 12
134 걷는 이유 2019.11.29 31
133 2018.08.04 18
132 치과진료 2018.09.14 18
131 추수감사절과 주환이 생일 2019.11.29 27
130 세번째 요가 클래스를 마치고 2018.09.14 15
129 뒷마당서 또 외치다 2019.05.30 19
128 추억 2019.11.29 24
127 소나무가 보이는 작은길가의 집 2017.03.26 27
126 플로렌스 2018.09.14 9
125 오늘의 소확행(1월25일) 2019.01.28 9
124 저녁비 2019.08.14 19
123 멀고도 가까은 사이 2019.09.10 21
122 아프리칸 바이올렛 잎꽂이 2020.02.25 34
121 집들이 풍경 2019.01.28 15
120 선물같은 아침 2019.08.15 16
119 오늘의 소확행(11월29일) 2019.12.01 21
118 고단한 희망 2020.02.25 33
117 왕의 연설 2017.04.22 23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