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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봄아

송정희2019.04.15 12:52조회 수 1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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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넌 이 비와 바람이 좋니?

넌 모든 씨앗을 일으켜 세워야하고

말랐던 나무가지마다 줄기마다 수문을 열어야 하고

꽃에 향기를 심어야하고

작은 곤충의 알을 깨워야하쟎아

얼마나 힘들겠니

너의 수고에 우린 눈이 즐겁고 마음도 넉넉해진다

 

봄아

겨울의 흔적을 지우고

여름으로 가는 길목을 닦느라 애쓰는거 다 알아

어제 왔던 바람을 먼 숲으로 보내고

내 뒷뜰에 새로운 바람을 데리고 온 너

나의 작두콩을 싹 틔우고

버리듯 뿌려둔 돝나물을 곧게 세우고

아주 작은 씨앗까지도 싹을 틔우는 너

오늘도 너의 수고에 고개를 숙인다

 

봄아

내아버지 산소에 떼를 푸르게 하겠지 이 봄에도

몇년째 찾아가지 못한 내 아버지 묘앞에서 내 대신 울어주면 안되겠니

여름이 오기전 까지 이렇게 매일매일

내 창가에서 날 들여다 봐 줘

내가 뭘 먹는지 뭘 하는지 참견하면서 말이야

가끔 친구가 그리운 내게 친구가 되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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