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책

송정희2018.10.22 18:13조회 수 13댓글 0

    • 글자 크기

산책

 

오후햇살이 넉넉할 때 동네로 산책을 나선다

족히 두시간이 더 걸리는 길이다

나뭇가지들이 맥없이 자식같은 나뭇잎을 떨구고

슬픈 표정이 된다

나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대는 신음을 듣는다

작은 도토리들은 아주 작은 폭죽소리를 낸다

으스러진 도토리는 팔레트에 금방 짜놓은 황금빛 물감이되어

바닥에 무늬를 낸다

길바닥이 캔버스다

하늘도 캔버스가 되고 땅도 캔버스가 되는 이 가을엔 모두가 화가가 된다

두시간 나의 산책길엔 별로 사람이 없다

뒤에서 뛰어오는 사람의 거친 숨소리에

얼른 길을 비켜주고

난 낙엽을 밟으며 집으로 온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76 오이씨 2018.02.28 12
975 옆집마당의 수선화 2018.03.03 12
974 오늘은 흐림 2018.03.05 12
973 식탁의 풍경 2018.03.14 12
972 왕지렁이 2018.05.07 12
971 비 그친 저녁의 풍경 2018.05.16 12
970 핏줄 2018.05.21 12
969 옛집의 다락방 2018.05.31 12
968 대못 2018.06.14 12
967 일기를 쓰며 2018.07.14 12
966 봉숭아꽃 2018.07.14 12
965 달달한 꿈1 2018.07.16 12
964 칠월에 부쳐 2018.07.16 12
963 오늘의 소확행(7.18) 2018.07.20 12
962 나와 동생들 2018.07.20 12
961 지는 꽃 2018.08.03 12
960 손톱을 자르며 2018.08.11 12
959 오늘의 소확행(8월 13일) 2018.08.13 12
958 친구들과의 점심모임1 2018.08.16 12
957 샴페인 포도 2018.08.23 1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