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석정헌
세상 어디에도
절둑대지 않는 삶이 흔하랴
전부를 부딫치며 살아온
겉뿐인 서슬 퍼런 삶
한겨울 눈섭달은
어딘가로 숨어버렸고
태양은 동녘을 붉히는데
파르르 떨며 움추린 작은 몸
옆구리 찌르는 칼바람에
더욱 쪼그라 들고
몸을 파고드는 냉기
치 한번 떨고
서둘러 성긴 옷깃 여밀고
두손 모아 엎드려 일어설줄 모른다
사는 일 더러는 어렵지만은 않다는데
세상의 버거움만 건달처럼 들락거리고
모두가 멀어진 지금
미안하고 슬픈 안부 속에서도
맞이한 새해
흔들리는 마른가지에
살 채우는 햇살 한쌈이
뒷꼭지 따듯이 감싸며 생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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