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
봄맞이
2020.03.04 10:47
봄맞이 - 강말희 -
미적이며 누운 어스름에
찬 새벽 입김을 불어넣어
하얀 안개 같은 기운을 올린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우윳빛 온기로 감싸 눈뜨게 하고
통통 나뭇가지를 쏘다니는
작은 새의 가벼운 발자국에
꽃봉오리가 화답하 듯 찍힌다
여명을 붉게 감싸는 온기
서둘러 일어나는 아침에
새들이 날아오르는 소리
목청 돋우는 시냇물 소리
어두운 마음에 켜지는
대 보름달의 밝음
별의 총총함으로 더욱 까만 밤하늘
노곤한 기운처럼 번지는
비릿한 매화꽃 내음
허공에 띄운 깃털처럼
불어 날리고 싶은 마음
막연한 기다림
아지랑이처럼 몽실대는 그리움으로
새봄 자루의 끈을 풀어
생명의 신비를 마중한다
댓글 4
-
keyjohn
2020.03.04 21:17
-
강이슬
2020.03.04 23:29
생각을 감동으로 전하려면
찰나도 스로우 모션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고
하이센스의 스켄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프리즘하여 각각의 개성으로 정곡을 찌르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창작활동 중 객기나 철학. 우정을 오래 묵혀야 하는
은유나 함축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가
소위 글쓰기의 모든 장르에 적용되는 것이라 여기며
주거니 받거니가 활용될 때 더불어 친목도 도모 되어지겠지요
봄은 동토같은 어둠을 뚫어야 피울 수 있으므로
오감 모두가 극도의 감각을 요한다고 여겨집니다
문학회를 짊어지시려는 임기정님의
판단과 수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
이설윤
2020.03.05 17:28
임선생님과 강선셍님 두분의 수준 높은 주거니 받거니의 글이 풍요롭습니다.
질주하는 기계가 빨강 멈춤에 숨 고를 때에
노곤한 어깨위에 봄이 업디었습니다.
몽실대는 그리움을 만나러 마음은 이미 문밖을 나섰습니다
이슬님 따라 봄맞이 갑니다
-
강이슬
2020.03.06 00:00
설윤시인님의 망중한
복잡한 거리를 운행하시다가 빨간불에 멈춰서
숨을 고르고 계절을 음미하시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어린 나비의 날갯짓으로
우리 어깨위에 내려 앉을 봄을
감사한 마음으로 마중하시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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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세태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고고한 상아탑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신의 자양분이 되는 글귀를 적극적으로 찾아 흡수하고,
청각을 지나는 선율은 뇌의 척수를 적시도록 유혹하며.
시선을 끄는 찰나의 view도 수정체를 통해 의식에 스캔하기.
문학회에 적을 두는 기쁨중 하나가 나이를 초월하는 우정과
그들의 삶의 편린인 글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
정체된 활동과 단절된 소통 속에서 문학회라기보다 친목회
그것도 친교가 부재하는 친목회라 어영부영하는 나날들.
'봄맞이'로 문학회에 소속함을 느낀다.
'작은 새의 발자국'은 가슴에 문신처럼 통증으로 남고
'별의 총총함'은 시선끝에 아련히 자리하며
'매화 비릿내'는 후각이 기억하니. . .
글쓴이의 올해 봄맞이는 촉각, 시각, 후각이 동원되는 감각의 향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