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
팔월이 오는 소리
2019.08.01 18:30
풀벌레의 합창 ~ 강말희
가만히 귀 기울이지 않아도
열린 창문사이 바람을 타고
넘치게 들려오는 합창곡
돌림 노래인 듯 선창에 이어
완벽한 화음이 어우러져 온다
아직 이른 소리로
가을맞이 연습이라도 하는지
적막한 밤일수록 공간을 가득 울리며
헤아릴 수 없는 의미를 전하려는 듯
뜻 모를 후렴을 반복한다
나무가 속내를 드러내는 소리
팔월이 땡볕에 그을리는 소리
여름이 가뭄에 갈라지는 소리
은하수 별 그물이 낚아 올린 소리
달빛이 은은히 내리는 소리
계절이 속절없이 오가는 소리에
뜻을 헤아리던 눈꺼풀이 무겁고
잠들지 못한 생각이 가만히 듣다가
어느새 투명한 날갯짓으로
그대 꿈속에 강물을 따라 내려간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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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소리가 듣기 좋은 계절이네요. 새벽에 듣는 새 소리도 좋고 낮과 밤에 듣는 자연의 소리도 좋아요. 그런데 대낮에도 울어대는 이웃집 닭소리는 귀를 막고 싶은 때가 종종 있네요. 즐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