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
유월의 시
2019.06.02 18:59
화무(花舞) ~ 강말희
아낙네들 오고 가는 우물 속에
버들잎 몇 잎 떠 있 듯
물빛 하늘 바람 속에
진분홍 꽃잎 수놓은 듯 나풀거린다
살포시 이는 바람을 향해
오이씨 버선 발끝 채이듯 오르고
좌르르 눕는 바람과 함께
열두 폭 치마 서둘러 여미는 듯하다
뿌리 깊은 곳에 든 시름은
줄기 속 수액으로 끌어올려
강물 위에 떠가는 수초처럼
한을 풀어 길게 흐르고 있다
애끓는 유월의 서름이
반원 부채 끝에 달린 매듭인 듯하고
꽃 춤사위 흐드러진 산사(山寺)
추녀 끝에 달린 풍경(風景)으로 그리움을 탄다
아낙네들 오고 가는 우물 속에
버들잎 몇 잎 떠 있 듯
물빛 하늘 바람 속에
진분홍 꽃잎 수놓은 듯 나풀거린다
살포시 이는 바람을 향해
오이씨 버선 발끝 채이듯 오르고
좌르르 눕는 바람과 함께
열두 폭 치마 서둘러 여미는 듯하다
뿌리 깊은 곳에 든 시름은
줄기 속 수액으로 끌어올려
강물 위에 떠가는 수초처럼
한을 풀어 길게 흐르고 있다
애끓는 유월의 서름이
반원 부채 끝에 달린 매듭인 듯하고
꽃 춤사위 흐드러진 산사(山寺)
추녀 끝에 달린 풍경(風景)으로 그리움을 탄다
댓글 4
-
이설윤
2019.06.03 10:42
-
강이슬
2019.06.03 19:57
설윤시인님에 감상 감사합니다
시셈 바람에도 한껏 피었다가
뚝뚝지는 봄꽃들에 이어 피어난
미모사 나무의 꽃들을 보다가
문득
동족상잔에 아픔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유일한 나라
우리 조국에 한이 있는 유월을
꽃의 염렵한 움직임인
한복의 선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
ChoonKwon
2019.06.05 11:11
의미 깊은 시네요.
제눈에는 이조 시대를 사는 우아하고 고독한
여인의 한 맺힌 숨소리로 들리네요.
좋은시 잘 감상했습니다.
-
강이슬
2019.06.07 21:08
안신영 시인님
멋들어진 감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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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산맥을 넘어 온
애끓는 유월의 서름을 한 폭 오려
추녀 끝의 풍경에 매달아 놓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