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지 않았을까
석정헌
물 품은 하늘이 낮게 엎드린
죄처럼 긴 여름밤
답잖은 서늘함
계절은 속이지 못하나 보다
이루지 못하는 생각의 한쪽을 무너뜨리고
혼잡한 하루를 낭비한
간단없는 머리는 잠들었던 걸까
오줌을 지리지 않는 날이 없는 텅빈 시야는 중심을 잃고
내 속을 겁주는 천길 절벽 가장자리
깜짝 놀라 깬 꿈
젖은 날을 제치고 깨어난 하늘은
어떤 결점도 없는데
혼탁한 머리 여전히 어지럽고
들지 못한 고개 중얼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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