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가을
석정헌
흔들리는 소나무 가지 위로
흰구름 흐르는 높은 하늘
깊숙히 침묵하고
산은 아스라히 멀다
가을 석양에
푸른 사과 붉게 익고
떨어질 꽃들 떨어지고
뼈에 저리도록 삶은 슬퍼도
연약한 다리로 버틴 땅덩어리
후들거리지만
지는 태양 아래
흘러간 나이 눈물로만 보낼 수야
굵은 주름살 정거운 벗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잊어 뒤돌아 보며
흘린 눈물 횡한 가슴 보담았고
푸른 하늘 받쳐 이고
이것이 나의 일과 이거니 하며
이 악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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