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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호박

석정헌2022.09.19 10:54조회 수 58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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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


         석정헌


시작과 끝 어딘가에서

조금씩 불어오는 가을 바람

금빛 욕망은 점점 흐려지고

육신은 헛발질 한다


당겨진 거리보다 한결 가까워진 

뭉개구름 한가로운 하늘은 푸르고

비릿한 내음에 깃든

어머니의 아늑한 가슴 같은 숲은

점점이 붉은 빛을 띠고 

청설모 때이른 겨울 채비에 바쁘다


뜨거움에 뒤엉켜 어지럽던 대지는

멀어지는 태양에 평화를 되찾고

벌판을 가득 채운 무질서의 조화

크고 작은 수천개의 호박

Halloween 사탕 맛에 들뜬 아이들

엄마 향한 고함소리 정겹고

큰 호박 담은 외바퀴 수례를 미는 아버지

이마에 번지는 땀방울

그러나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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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호박이 익어 뒹구는 벌판,.가을 정취를 느낍니다.

    다른 놈들은 익은 놈들이라 하는데 호박만 늙은

    놈이라 부르니 우리 사람하고 닮은데가 있는지,

    애호박이라고 까지 부르는걸 보면요---

    잘 감상했습니다^*^  건승하시길!!!

  • 석정헌글쓴이
    2022.9.20 15: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엘리제이 호박 파는 곳  수천개의 작고 큰호박 장관 입니다
  • 석정헌님께

    멋진 광경이 눈 앞에 그려집니다. 

    켈러포녀에서 비슷한 광경을 본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감사합니다^*^

  • 개인적으로 호박을 너무 좋아 하다보니 제목을 보고 얼른 클릭하였어요

    늙은 호박의 다양한 모양과 색상들에 매료되어 킹수퍼의 매대에 아주 커다란 박스속을

    들여다보며 사진들 찍어대곤 하였지요

    할로윈에 사용하는 호박 말고요


    사람들도 호박처럼 멋지게 늙어가면 하고 욕심내어 봅니다

    특히 한국의 호박은 속이 아주 빨갛게 익으며 겉의 색은 아주 은은히 물드는게

    매력적이예요.  고맙습니다!

  • 이난순님께

    호박 농사 지어서 말린 호박도 처음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크지 않은 늙은 호박 3개를 따 놨는데 호박죽을 어떻게 끓여야 맛있나요?

  • 석정헌글쓴이
    2022.9.21 08:21 댓글추천 0비추천 0

    일년에 한번씩은 호박밭에 사온 호박으로 끓인 범벅 

    아내의 맛있는 솜씨 기다려집니다 가까이 계시면 

    한그릇 드릴텐데

  • 석정헌글쓴이
    2022.9.22 10:35 댓글추천 0비추천 0

    한그릇 같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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