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 송정희
단단한 이중 창문 어딘가로
개미가 들어왔다
놈은 크기가 거의 1cm
피아노 위에 놓인 건포도 통 옆에서 서성인다
이리돌고 저리돌아보고
꼭 닫혀진 통속으로 놈은 들어갈 수 없다
놈은 포기하지 않고 이틀 째
통 주변을 돈다
이리저리 위 아래로
때를 지어 다닐텐데 놈은 혼자다
피아노 치던 것을 멈추고 놈을 관찰해도
놈은 날 보지 못한다
다시 피아노를 세게 쳐본다
놈은 조금도 놀라지 않는다
귀머거리다
작고 네모난 플라스틱통을 등반하듯 오르내린다
이리로 저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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