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어머니 (1)

Jenny2016.10.10 21:25조회 수 25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어머니 (1) / 송정희 


누가 깨우듯 이른 새벽에 잠이 깨어
전화기를 찾아 시간을 확인하고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카톡으로 전화를 한다

치매가 시작되신 어머니에게
멀리있는 딸이 할 수 있는 변명같은 효도
0.1초 늦게 어머니는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0.1초 늦게 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치 술래잡기를 하는 듯 하다
술래잡기가 끝나면 통화시간 1분 27초 라고 뜬다

엄마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두달에 한번씩 초콜릿,사탕,과자를 보내드리면 
딸이 보냈다고 자랑하시면 경로당 어른들과 나누어 드셨다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 나의 어머니는 어제 우리가 했던 이야기는 기억하시지 못하시면서

엄마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기억속에 저는 꼭 나는 남겨두십시오
하지 말라는 결혼을 했고
가지 말라는 타국으로 오고
그래도 저는 어머니의 기억속에서 살고 싶습니다
평생 남편을 이겨보지 못하시고
평생 자식 셋을 이겨보지 못하신 나의 어머니

또 다시 내가 태어날 수 있다면
어머니의 엄마로 태어나
어머니를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나의 어머니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6 산행 (19) 2016.11.01 8
15 산행(12) 2016.10.27 8
14 앙카라성으로 2018.12.11 7
13 미안해요 엄마 2018.10.03 7
12 오늘의 소확행(8.30) 2018.09.01 7
11 늦은 호박잎 2018.08.31 7
10 비키네 정원 2018.08.11 7
9 오늘의 소확행(8.2) 2018.08.03 7
8 오늘의 소확행(7월 마지막날) 2018.08.01 7
7 8월이 오네요 2018.07.31 7
6 오늘의 소확행 2018.05.31 7
5 엄마의 당부(2분 39초 통화기록) 2018.05.22 7
4 바람이 분다 2018.05.21 7
3 아카시아 2019.04.25 6
2 통증 2018.09.07 6
1 추억의 포도 2018.08.16 5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