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 수고
유당/박홍자
끈질긴 생의 한 자락이라도
보람의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움직이는 눈과 귀와
육체는 어수선한 머리를
돌리고 돌린다
돌고 도는 다람쥐 쳇바퀴의
모양새를 닮은 일상들은 다만
시계바늘의 방향만 하나하나
손짓 했을 뿐이다
우물 곳에 드리워져 있는 나무로 만든
줄줄 새는 두레박질을 한참이나
여러 번 애써 길어 올려 보았으나
다 새어 버린 빈두레박을 보는 아픔
격조 높은 우아한 삶의 질을 위해
실로 참된 생을 위해 헛수고한 것 같은데
나머지 없는 헛수고의 삶
내이제 풀어 보아야할 숙제는
아직도 태산 같은데 언제쯤 정리를
마무리 할 건가
가슴치지 않는 마지막 마무리는
더이상의 헛수고는 말아야지
쏟고 마는 찰나가 간뒤
빛의 빠른 속도
중생들의 거나한 움직임은
내속에서 그렇게 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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