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이네 (12) / 송정희
보경이네서 꼬불꼬불 골목을 지나면
긴 제방이 있고
그 아래에는 큰 드럼통에
양잿물을 넣고 천을 삶는다
머리를 산발한 한 미친여자가
그 근처에 산다
손목에는 깡통 자른 것을 팔치처럼 걸어
늘 피딱지가 보인다
나보다 더 어린애들이 따라다니며
미친년이라 놀려도
그 여자는 늘 웃는다
보경이 엄마는 그 여자에게 먹을 것을 준다
오늘은 보경이네 가게 앞에
그 여자가 앉아있다
그 여자가 우는 걸 난 처음본다
배가 엄청 불러있다
보경이 엄마가 고깃국에 밥을 말아
그 여자에게 준다
아기가 곧 나올 것 같다며
아기는 왜 그 여자 뱃속에 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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