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1) / 송정희
오년도 더 전에
나의 지아비는 나의 아버지처럼 세상에 날 남겨놓았다
족히 1년 동안 세상이 흔들리고 나는 자꾸만 쓰러졌다
세상이 날 흔든게 아니고 내 심장이 날 흔들었다한다
부정맥이라는 뜬금없는 친구가 평생 함께 살자한다
그래서 그러자 했다 지아비대신
부정맥 친구때문에 한밤 중에 응급실로 실려갔다
내 아이들은 자다가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쇠꼽보다 강했던 어머니라 믿었으니까
엄마가 좋아서라기보다 엄마가 더 필요했다한다
농담처럼
간단한 수술로 심장 위쪽에 배터리를 심었다
그것 때문에 왼쪽 팔을 등뒤로 돌리지 못했다
2년이 지나서야 원피스 뒤 지퍼를 올릴 수 있었다
이 놈의 세상은 쉬운게 하나도 없다
작은 일 하나 익숙해 지는데 적어도 2년이 걸리는 이 세상과도
그냥 친구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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