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 / 송정희
유전자 감식으로 알고보니 며느리감이 딸이었단다
남편이 사랑없이 사랑했던 어떤 가엾은 여자의
마치 자식들 일인 것 마냥 우리는 TV 앞에서 울고 웃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두사람은 둘만의 사랑을 믿고 떠난다
둘만의 세상으로
마치 자기 자식들 일 인것 마냥
우리는 TV앞에서 운다
이 쯤이면 일부다처제 때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요즘은 아낙네들도 애인을 만든단다
억울해서
마치 자신들 일 인것마냥 TV앞에서 생각에 잠긴다
이제 사랑이라 믿었던 것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 젊은 연인은 절망한다 그리고 방황한다
마치 자신들 일인 것 마냥 TV앞에서 또 운다
순수를 꿈꾸는 이도
열정으로 삶을 불태우는 이도
노름빚으로 자신의 장기를 저당잡힌 이도
우리모두는 각자의 막장 드라마 속에서
고상하게 살고 있다
TV앞에서 오늘도 울고 웃으며.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