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또 오늘

송정희2017.05.09 07:34조회 수 30댓글 1

    • 글자 크기

또 오늘

 

파트타임 일하는 곳에서 직원 한명이 결근을 해

나머지 직원들이 만신창이가 된 어제

밤 열시가 지나서야 귀가해

죽은 듯 잔 어젯밤

 

새벽녘 졸린눈으로 창밖 여명을 봅니다

아 오늘도 살아있구나

저 키큰 향나무도 역시 살아있구나

지나가던 바람도 저도 살아있다고

내 창을 흔들고 가네요

 

조금 더 자볼까 눈을 감지만

궁금한것들이 많아 이내 일어납니다

에보니는 잘 잤는지

거실의 꽃들은 더 피고 졌는지

정원의 오이꽃은 더 피고 오이는 더 자랐는지

 

오늘은 인터넷상태가 좋지 않아

어머니와 카톡통화를 못하네요 가끔 그래요

어머니도 나도 또 하루를 잘 보내고

내일 목소리를 들어야겠네요

엄마 오늘도 잘 지내셨죠 편히 주무세요

 

유리컵에 꽂아놓은 미나리 줄기도

뿌리를 밤새 더 내렸고

오이꽃은 새로 피고 오이는 제법 오이모양이 되었군요

게발선인장은 한마디 더 자랐고

아기 레몬트리는 이제 나무 같습니다

 

그 모든것들에게도 또 오늘이

나와 내 어머니에게도 또 오늘이

내가 아는 모든이들에게도 또 오늘이 밝았네요

우리는 똑같은 오늘속에서

다른 생각과 다른 일들을 오늘도 하게 될테죠

 

밖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따라

에보닌 거실 큰 유리문에

사람처럼 뒷발로 서있네요 쳐다보느라

에보니에게도 또 오늘이 새로울겁니다

또 오늘이 내게 옴을 감사하며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정희씨 글은 아마도 내가 매번 일등으로 읽고 있을거에요  

    너무 글을 잘 써서 댓글 쓰는게 두려워요 

    남의 글을 읽으며 배우려하고 있어요  미안해요 양해 해요 

    그냥쓰면 작품이 되는군 허  참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56 어머니의 기억(2) 2018.01.03 33
955 자스민 향기1 2017.07.31 33
954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33
953 오디푸스 콤플렉스1 2017.05.04 33
952 오이꽃2 2017.05.02 33
951 530 2017.04.11 33
950 수필: 내 옷장속의 가을 2016.11.30 33
949 이제는 2020.03.10 32
948 회복 2020.02.18 32
947 아들 2020.01.20 32
946 Fort Yargo State Park 2019.04.08 32
945 낯 혼술1 2019.03.21 32
944 김선생님 2017.09.09 32
943 참새 방앗간2 2017.08.22 32
942 가는 여름1 2017.08.17 32
941 오늘1 2017.06.18 32
940 필연2 2017.06.14 32
939 달님 2017.06.10 32
938 족욕2 2017.05.01 32
937 그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1 2017.01.07 32
이전 1 ... 3 4 5 6 7 8 9 10 11 12...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