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8) / 송정희
멀리서 이상한 짐승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미 산을 넘어간 앞사람을 애써 따라가본다
신음소리가 뒤쪽에서 점점 가까워 옴으로
아무리 걸어도 앞사람이 안보인다
또 심장이 쿵쿵댄다
이상한 신음소리는 내 고막을 꽉 채우고
나는 숨이 가빠오기 시작한다
큰 나무들 사이로 앞사람이 멀리 보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더 빨리 걷는다
저 사람과 같이 있으면 괜찮을거야
뛰듯 걷는다
그 신음소리는 산행견의 헐떡임
주인과 나란히 산을 걷는 송아지 만한 개
혓바닥이 땅에 닿을 만큼 나와 침을 흘린다
사람보다 더 지쳐보인다
어쨋든 안심이다
개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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