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7) / 송정희
내 꼭쥔 주먹만한 심장이란다
간호사가 나가고 나는 의사를 기다리고 있다
내 주먹만한 심장의 모형이 반이 갈린채 속을 보여주고 있다
빨갛고 푸른 핏줄이 미로처럼 뒤얽혀 심장을 둘러싸
자칫하면 터질 것 같은 폭약덩어리이다
나는 그 복잡한 폭약을 내 속에 넣고 산다
옆 진료실에서 다른 환자의 진료 중인 소리가 들린다
저 사람의 심장에는 또 무슨 문제일까
나처럼 맥박이 불규칙한가
친근한 느낌이 몰려온다
친구같던 지아비가 떠난자리에 냉큼 자리잡은 부정맥
친해야 할 것과 친하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해졌다
약과 운동과 행복과 친하기
커피와 달리기와 슬픔과 친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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