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이 이름
답답한 벽에 내 작은 창을 만들어
그 창문을 살짝 열고 네 이름을 부르리
차가운 밤공기를 달려 내게로 와 줄 그 이름을
유난히 비가 많은 이 겨울에도
눅눅치 않을 너의 그 이름
너무 뻥 뚫려 허허로운 그런 밤이면
내 작은 창을 다시 닫아 걸고 넓고 단단한 벽 너머에
네 이름을 던져두고 난 아무렇지도 않은 열굴로
나쁜 사람도 좋은 사람도 아닌 외계인처럼 살것이다
너의 이름은 또 다른 나의 얼굴이었다
꽁꽁 숨겨 놓아도 늘 날 찾아 나의 부름에 달려오는 그 이름
그리움 가득 하루가 지날 즈음
다정한 너의 이름을 불러 이른 저녁을 먹는다
사방에 어둠이 내리면 슬그머니 내 침대 모서리에 다가 앉은 너의 이름
부르지 않아도 찾아오는 너의 이름이 있는 나의 밤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따순 겨울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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