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지렁이
비가 이틀 내내 오고나서
차고 앞 드라이브웨이에 큰지렁이 한마리가
빗물이 흥건한 시멘트 바닥을 꿈틀대며 간다
밟을까봐 난 피해 걷는다
오늘 보니 바짝말라 어제까지 살아있었다는게 의심이 될정도의 형태
놈은 호기심이 많았을까
고향인 땅을 비집고 나와 겨우 하루 살았다
그 하루동안 점점 물기가 말라가는 시멘트 바닥위에서
뭘했을가
지렁이도 생각이라는걸 했을가
빗자루로 밀어 축축한 땅밑으로 파묻어 준다
놈도 잠깐 생명이라는걸 가졌을텐데 싶어서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능력도 있을텐데
맘이 편칠않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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