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 그친 오후

송정희2017.05.24 15:37조회 수 15댓글 0

    • 글자 크기

비 그친 오후

 

비가 그친 뒤 더 뜨거워진 태양은

골마루 우묵한 곳에 고인 빗물을 덥히고

박힌 못이 튕겨져 올라온 젖은 골마루를 뒤틀리는 오후

슬픈 님의 한숨같은 바람이 내게로 분다

 

하늘 저 끝에 한뼘만한 구름이

먼저 바람을 보내 울타리위에 큰 향나무를 흔들고

비의 전령처럼 바람은 내집에도 불어와

닫힌 유리창 밖에 머물러 나를 들여다 본다

 

거실 천장에 매달린 큰 바람개비가

저도 바람을 만들어 창밖의 바람과 마주해

낮선 바람끼리 외면을 하는 초여름의 오후

세시간 전쯤에 먹은 닭죽이 내게 최면을 건다

 

잔디반 잡초반인 나의 뒷마당엔

키큰 잡초들이 비온 뒤 씨앗을 맺고

키작은 잔디를 조롱한다

잔디는 새초롬히 푸른빛을 더하고

저마다 젖은 줄기를 햇빛에 말리며

햇살과 사랑을 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56 종일 비 2019.10.31 26
855 한가위 밤하늘 2019.09.15 26
854 9월 초입의 날씨 2019.09.05 26
853 그 여름의 펌프물1 2019.07.18 26
852 조율 2019.05.14 26
851 나 홀로 집에 일곱째닐 2019.02.14 26
850 9월하고도 중순이오 2018.09.20 26
849 휫니스의 풍경1 2018.06.20 26
848 화초들의 죽음2 2018.01.05 26
847 아침약 2017.08.19 26
846 그 여자 장미,국화 ,무화과1 2017.08.11 26
845 쉽지 않은 도전 2017.05.02 26
844 충고1 2017.04.15 26
843 나의 어머니 (1) 2016.10.10 26
842 오늘의 소확행(3월6일) 2020.03.07 25
841 또 비 2020.02.26 25
840 오늘의 소확행(2월25일) 2020.02.25 25
839 외로운 밤에 2020.01.08 25
838 아름다운 미숙씨 2020.01.06 25
837 밥값 2020.01.05 25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