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맘마 미아’관람 / 김복희
예매를 하고 오래 기다린 끝에 드디어 4월3일 공연시간 전에 극장 앞으로 갔다. 로랜스빌 ‘오로라 극장’은 나와 비슷한 할머니들이 ‘맘마 미아’ 뮤지컬 공연을 보려고 예쁘게 치장을 하고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모여 있다. 시간이 되어 안내자를 따라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아담한 소극장이다. 건물 밖이 훌륭해서 대극장으로 착각을 했었다. 막은 올라 있고 무대 장치는 ‘도나 세리던’ 의(주인공) 집이 조명을 받고 아담하게 서있다. 몇 십 년 전 서울의 세실 소극장이 떠올랐다.
아! 이제 내 몸은 날렵하지도 않고 목소리도 안 나지만 뛰어가 그리운 무대에 서고 싶은 충동이 인다. 이 흥분을 어떻게 표현하랴 정신이 혼미해지며 그 옛날 뮤지컬 공연들이 떠오르고 금방 20대로 돌아간다. 잘 듣지 못하시는 친구 분 귀에 대고 ‘무대로 뛰어 나가고 싶어요..’ 라고 하니 컴다운 하라고 한다. TV 카메라 앞에 수 십 년을 섰어도 무대처럼 본향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나의 첫 데뷔 뮤지컬 ‘콩쥐와 팥쥐’ 그 후 ‘포기와 베스’ ‘피핀’ 등 즐겁게 연습하고 소극장 무대에서 장기 공연하던 ‘유리동물원’ ‘세일즈맨의 죽음’ 등등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10년 이상 미국서 살면서 다시 돌아보는 예전의 번역극 내 연기는 매우 상식적인 서양여인의 흉내를 내어서 이제 다시 연기 한다면 그렇게는 안 할 것이다 .
내가 사는 C아파트는 한국 사람들보다 미국사람이 두 배로 더 많다.
관찰력이 몸에 배인 나는 이젠 배우도 아니면서 때로는 내가 번역극을 한다면 이곳 미국 할머니들의 특징을 분석하여 ‘유리동물원’의 ‘아만다‘ 역이나 ‘세일즈맨의 죽음’의 린다 로먼 역의 인물을 찾을 것이다. ..
그동안 번역극은 너무 과장을 했던 것이 새삼스럽게 부끄러워진다.
서양 할머니라고 모든 액션이 과장되지 않는다. 동양인들보다 더 차분하고 섬세한 면도 있다. 그동안 내 작품 연구가 부족 했었던 것이다.
연극은 창작극본이 부족하여 세계명작 번역극을 많이 했다.
1982년 몇 개의 연극으로 대상을 수상하여 부상으로 미국 연극계를 돌아보는 특전이 주어졌었다. 한 달 동안 ‘부로드웨이’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연극들을 보았다. 그때 ‘신의 아그내스’ ‘뮤지컬 환타스틱’ ‘마더스’ (어머니)등 훌륭한 연극을 보았다. 내 앞 객석에 그 유명한 여배우 ‘캐서린 햅번’이 앉아있었다. 내가 처음 발견하고 확인까지 했었다. 귀국하면서 다시는 번역극을 안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마치 서양 배우들이 춘향전을 공연한다는 우수꽝 스런 생각이 나서 그 후로 창작극만 찾기도 하였다.
‘맘마 미아’ 음악은 스웨덴 출신의 팝 구릅 ABBA의 23가지 히트곡으로 구성한 뮤지컬이며 ABBA 앨범에 수록된 1975년에 발표한 3번째
앨범에서 사용한 것이다.
특히 이 뮤지컬은 중장년층 관객을 모을수 있는 음악이다.
뮤지컬의 본거지 ‘웨스트 웬드’와 ‘부로드 웨이’의 대 성공으로 ‘맘마 미아’가 전 세계에 빠르게 퍼져 나가며 곳곳에서 공연 기록을 경신했다. ‘맘마 미아’가 한국에서 장기 공연을 할 때 나는 미국에 살고 있었다. 간간히 한국소식에서 공연을 잠깐씩 보며 젊은 시절의 뮤지컬과 비교 할 수 없는 연출력과 배우들의 실력, 무대장치와 분장 의상 조명 음향효과 등 첨단의 기술로 손색없는 훌륭한 뮤지칼을 보며 얼마나 부럽고 사 춘 이 땅을 산 듯 왜 그리 배가 아프던지.. 음악은 생소한 것 보다 내가 아는 곡이 좋은 법이다. 극장 밖을 나오면서도 내입에서 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매일 이렇게 영양가 있는 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며칠은 ‘맘마 미아’ 뮤지컬 관람으로 충분한 영양 보충으로 행복하게 지낼 것 같다. 노래와 춤 솜씨가 아마추어를 넘는다. 주인공의 연기가 돋보였고 각자 개인기가 모두 뛰어났다. 특히 커텐콜의 별미가 압도적이다. 관객들은 내용과 동떨어진 의외의 커텐콜의 화려한 선물로 뮤지컬의 대미를 흥분으로 승화시켰으며 나도 노구를 흔들며 기립박수를 하였다.
어제 막을 내린 우리나라 예술인들의 평양공연 마지막 장면처럼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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