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 송정희
먹구름이 몰려다니다가
비를 뿌린다 소나기
흙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어렸을적 이 비린내가 정말 싫었다
뜨겁게 달았던 땅이 식는다
소나기는 연기처럼 수증기를 만들며
내 삶의 깊이 만큼의 슬픔으로 땅을 적신다
젖은 땅은 모래먼지를 끌어안고
자장가를 부르며 잠을 재운다
나도 그 자장가에 잠이 슬슬 온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단한 몸을
경사진 길을 따라 냇물이 흐르고
땅과 나뭇잎 꽃잎위로 빗줄기는 아름다운 소리를 만든다
그 소리는 아픈 세상을 치유하는 음악이 된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