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슬펐던 기억만큼 그보다 조금 더 웃고
아팠던 상처만큼 그보다 조금 더 치유받고
미웠던 시간만큼 그보다 조금 더 행복하고
묻어 두었던 시간만큼 그보다 더 높이 날아서 자유롭게
이제는 놓아주리라
우리 이제는 서로 만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고
다투지 않아도 서로 알아 볼 수 있으니
바닷물이 멍들어 푸른색을 띄어도 여전히 바위를 치며 멍들고
지구 반바퀴를 돌아 온 바람이 먼곳의 슬픈 이야기를 전해도
나 덤덤함은 더 울어도 어쩔 수 없음을 앎이리라
이제는 소녀처럼 웃어도 들어 줄 옛친구가 떠나고 없지만
아직 사랑하는 노모 살아 내 웃음소리 들어주시고
어른이 되어버린 자식들이 밤낮으로 날 걱정해주니
이 또한 살만한 이유러라
비오는 아침에 눈을 떠 햇살 한줌없는 창밖을 보며
어제와 같은 기억을 더듬는다
이 또한 감사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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