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뎐
꽃피고 지는 봄은 소녀
온통 이글거리는 태양볕의 여름은 농염한 녀자
나무가 제살을 뜯어내는 가을은 갱년기 아줌마
새초롬히 나 째려보는 겨울은 나의 그녀이다
느닷없이 나직히 날 위해 휘파람을 불어 짧은 내 머리칼을 날리기도하고
가는 눈 흘겨 나를 추위로 위협하기도 하는 나의 그녀는
한 겨울도 가끔은 따듯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이다
한밤엔 공기중의 모든 수분을 얼려 된서리를 만들고
한낮엔 아무일 없었다는듯 천연덕스럽게 또 사랑스러운 그녀
춘향이가 칼 쓰고 앉아 기다렸을 도련님처럼
봄소녀가 그렇게 사뿐히 올때까지
난 새초롬하고 도도한 나의 그녀와 밀당을 할것이다
낮잠을 자는 작은 카우치 위에 올라와 함께 낮잠도 자고
영화를 보는 나만의 시간속에 끼어들어 그 차가운 입김을 불어
내 옆구리를 시리게도 하는 그녀
어두운 새벽시간
그녀는 나의 창밖에서 날 들여다보고있다
어디 아픈데는 없나하고 걱정을 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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