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늘

송정희2019.12.19 08:12조회 수 17댓글 0

    • 글자 크기

오늘

 

겨울은 겨울이다

홈통에 고였던 빗물이 꽁꽁 얼었다

오늘은 둘째 지은이 생일

어제 밤늦게 미역국과 계란찜을 만들어 아이들 식탁에 놓아주고

생일 파티는 일요일 오후에 할 계획이다

먼 나무숲이 황량한 아침

잔뜩 따듯하게 챙겨입고 요가 하러갈 준비를 한다

지대가 높은 나의 집에선 조금 낮은 지대에 있는 집들의 지붕위로

벽난로에서 나오는 연기가 몽글몽글 보인다

어릴적 외갓집 아궁이에 불 때던 때가 그립다

외할머니 옆에 쪼그리고 앉아 불쏘시개로 장난을 치며 손을 까맣게

그을렸던 시절

해소천식을 심하게 앓던 외할아버지 때문에 몇년을 화전민촌에서 사셨던

나의 외조부모님

그때의 추억은 내게 보물상자다

여름과 겨울방학을 그곳에서 보내며 난 평생에 누릴 상상의 날개를

다 펼친듯하다

겨울밤 화로에서 끓던 청국장과 군고구마

천장에선 쥐들이 달리기를 하고 난 그 소리에 잠을 설치고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나의 외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정희예요

많이 이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국에서 잘 지내시죠

전 오늘도 정직하고 부지런히 살아볼께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56 우리들의 잔치 2016.11.15 87
855 우리 다시1 2017.09.08 20
854 우리 2019.04.22 19
853 용서하소서 2019.12.20 18
852 욕심 2017.02.17 23
851 욕심 2019.11.17 19
850 요통 2019.11.08 27
849 요리하실래요 2016.11.08 12
848 요가클래스 2018.10.31 15
847 요가 클래스 첫날 2018.09.12 15
846 요가 클래스 2019.12.13 14
845 외할머니의 감자전 2018.10.29 14
844 외삼촌 2018.06.13 16
843 외로운 밤에 2020.01.08 25
842 왜 안오셨을까 2018.10.29 17
841 왜 그러셨어요 2016.11.08 32
840 왕지렁이 2018.05.07 13
839 왕의 연설 2017.04.22 24
838 올봄엔1 2018.03.12 16
837 옥반지 2017.05.20 24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