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가 되니
귀뚜라미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가을은 깊어가고
바람소리 들리지 않아도 노란 은행잎은 지니
서늘한 가슴은
깊은 가슴속 동굴속에 촛불 하나 밝힌다
어릴적 약속한 동무는 길고 긴 길에 다 다다랐는지
그리움을 나누던 열여섯살때 친구는
고운 희망의 끝자락에 잘 이르렀는지 궁금하다
작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달고있는 게발선인장은
서늘한 내집안 온도에도 서른개가 넘는 꽃봉오리들을
밤새 부풀리고 곧 세상에서 제일 이쁜 꽃을 피우리니
만추인 이 계절에도 날 즐겁게한다
작은 스카프를 목에 둘러 찬기운을 막으며
이 깊은 가을에 내 바라는 한가지있으니
버석한 나뭇잎같은 내 노모를 좀더 오래 살게 하셔서
아침마다 내 문안전화를 즐겨 받으시어
난 그 가느다란 목소리라도 오래 들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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