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책

송정희2018.10.22 18:13조회 수 11댓글 0

    • 글자 크기

산책

 

오후햇살이 넉넉할 때 동네로 산책을 나선다

족히 두시간이 더 걸리는 길이다

나뭇가지들이 맥없이 자식같은 나뭇잎을 떨구고

슬픈 표정이 된다

나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대는 신음을 듣는다

작은 도토리들은 아주 작은 폭죽소리를 낸다

으스러진 도토리는 팔레트에 금방 짜놓은 황금빛 물감이되어

바닥에 무늬를 낸다

길바닥이 캔버스다

하늘도 캔버스가 되고 땅도 캔버스가 되는 이 가을엔 모두가 화가가 된다

두시간 나의 산책길엔 별로 사람이 없다

뒤에서 뛰어오는 사람의 거친 숨소리에

얼른 길을 비켜주고

난 낙엽을 밟으며 집으로 온다

    • 글자 크기
두번째 요가 클래스 큰아이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76 새의 언어 2019.07.18 14
375 후회 2019.11.27 54
374 추락 2016.10.10 25
373 갈바람 2016.11.15 41
372 아이들의 당부 2018.08.03 14
371 두번째 요가 클래스 2018.09.13 14
산책 2018.10.22 11
369 큰아이 2016.10.10 21
368 나의 아들 (5) 2016.11.15 21
367 크무즈 2018.08.03 6
366 사돈 2018.09.13 14
365 기우는 한해 2018.10.22 13
364 오늘의 소확행(8월13일) 2019.08.14 11
363 부정맥 (5) 2016.10.10 20
362 분열이 지난 뒤 2016.11.15 12
361 겨울의 흔적 2017.03.03 24
360 처음 만난 새 2017.05.19 15
359 지는 꽃 2018.08.03 12
358 봉지커피 2018.10.23 10
357 나의 외딴 섬 2019.03.13 18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