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
옆집 남자가 웃통을 벗어제치고 아침부터 잔디를 깍고있다
잔디깍는 기계가 지나가면 몰려오는 풋내음
스크린도어를 통해 거실가득 풋내가 들어온다
어떤 향수보다도 상큼한 그 풋내
어렷을적할머니가 여름김치 담그시느라 풋배추나 열무를
차가운 펌프물로 씻으시면 난 옆에 앉아서 그걸 쪼물딱 거리곤했다
너무 주므르면 풋내난다고 야단치시던 할머니
그풋내가 이 풋내일까 쓸데없는 고민을 한다
갑자기 거실에서 할머니의 향기가 난다
보고싶은 미소와 듣고싶은 목소리
아침마다 머리를 빗겨주시던 거칠거칠하시던 손
그 거친손을 다시 잡고 신선암 약수터에 가고싶다
약수터에 가시면 늘 조랑박 바가지에 약수를 조금 뜨셔서
날 먼저 먹이시며 아프지 말고 살거라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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