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바늘
조동안
모두를 숨겨놓은 긴 어둠
귓가에 요동치는 시간의 박동따라
밀려드는 지난 날들이 겹치고
순서 없이 감정선을 건드리는 밤
아련한 첫사랑이 잠깐 스치다가도
삶의 모멸을 느꼈던 순간도 오고
젊은 열정을 가지고 밤새 토론하던 때
절제 없이 새벽까지 술독에 빠졌던 날
사랑하는 이에게서 느끼는 아픔
표현 없이 숨겨둔 마음의 끝에서
한 두마디 스친 숨소리가 아파서
알 수 없는 눈물을 보였던 순수의 시절
삶 따라 묻었던 추한 것들이라도
끊임 없이 돌아가는 시계바늘 쫓아
마음에서 거두어졌으면
남겨진 상처의 악취는 없으련만
시간의 틀은 언제나 변함없고
생각의 시계 바늘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며 맴도는데
다시 돌아 올 그 자리인지
다시 돌아 갈 그 자리인지
잠시 머물 이 순간을 감사하며
기꺼이 받아들일수 있는 삶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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