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대신 대마초와 콜라를 들고 아이들이 노니는 골목에
연두색 받침에 거꾸로 메달린 노란종들이
부스럼처럼 붙어있다
그 중 부실한 조각하나 얻어 화분에 심었다.
아래 조각은 윗조각을 키우고
그 조각은 또 다른 조각을 키우며
작은 왕국을 이루며
비료도 물도 거부한 선인장은 암처럼
혹은 생계걱정 하는 집 아이들처럼
부지런히 자랐다.
화분왕국이 작아 땅위로 옮기는 아침
"가시많고 이상한 것을 왜 거기에 심어?"
아내가 돼지 멱을 딴다
'아 가엾은 중생아
붉고 화사하고 향기로워야만 꽃은 아니란다.'
독백으로만 반항하다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에
선인장을 분양하고
27년을 함께 먹고 자도 연결되지 않는 코드를
생각했다.
그 날밤 우리는 선인장 가시보다 길고 뾰쪽한
가시를 사이에 두고 선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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