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살다보니

송정희2019.09.02 06:09조회 수 19댓글 1

    • 글자 크기

살다보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잠을자던 어릴적

새벽부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누워서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셨지

한참을 그렇게 말씀을 하신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셨지

잠도 못자게 왜 이른 새벽에 저리 말씀을 많이 하실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

 

내가 그 나이가 되었다

거친손으로 날 쓰다듬던 손길이 그립고

침마른 입으로 두런두런 하시던 말씀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도무지 닿을 수 없던 거리같던 그 길에 내가 서있어도

난 여전히 아는게 없고 어리석어

몸만 늙는 아이같다

 

날 닮은 아이들이 또 저희 닮은 아이들을 낳고

내가 여러 호칭으로 불리워도

나 철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네

누가 그러던가

주름있는 이들에게서 지혜를 배우라고

살다보니 지혜를 흘리고 살았나보네

오늘도 어딘가 떨어져있을 지혜를 찾아 떠나볼까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몸만 늙는 아이 같다는 말이 왜이리 공감이 가는지요

      나 또한 잃어버린 지혜를 찾으러 떠나볼까 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76 오늘의 소확행(9월 23일) 2019.09.24 21
675 느닷없이 내리는 비 2019.09.11 21
674 동내산책 2019.09.05 21
673 안녕 구월 2019.09.01 21
672 바람의 기억 2019.08.21 21
671 불면의 밤 2019.08.19 21
670 나 오늘도 2019.07.30 21
669 풀장의 동쪽 2019.07.30 21
668 어금니 살리기 프로젝트 2019.06.01 21
667 에스더언니 2019.04.30 21
666 사는 이유 2019.04.26 21
665 아름다운 이름 봄 2019.04.25 21
664 4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1 2019.04.14 21
663 함석지붕집 2019.04.08 21
662 오늘의 소확행(삼일절) 2019.03.03 21
661 오늘의 소확행(2월26일) 2019.02.27 21
660 나의 자리 2019.02.18 21
659 입춘이다 2019.02.01 21
658 한 유명 언론인의 몰락 2019.01.28 21
657 오래된 연가 2019.01.27 21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