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
여름방학이면 우리집에 오셨던 외삼촌
내 팔을 잡고 비행기 태운다며 빙그르르 돌면 하늘은 나는듯 조금 어지러우며
기분이 삼삼하던 시절
이젠 그 외삼촌이 머리 하얀 노인이시다
지금도 개구지게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 세상에 몇 안되는 분중의 한분이 되셨다
어린 내게 별별 장난스런 행동을 하셔서
누나인 내 엄마에게 혼도 많이 났던 외삼촌
사팔뜨기 만는다고 검지를 세워 내 눈동자를 모으게 하시고
매운 고추를 몰래 내게 먹여 날 울게 만들고
귀에다 큰소리로 내 이름을 고함쳐 내가 놀라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배꼽잡고 웃으시던 냐의 외삼촌
잘생긴 외모로 바람깨나 피우셔서 외숙모님 속도 지지리도 썩이신 외삼촌
외할머니가 아들을 못 낳으셔서 밖에서 나아 데리고 들어온 외삼촌이지만 이모 두분과 엄마는 그 외삼촌과 너무 각별히 친하시다
심성이 모두 고운 네남매분들
다시 어려진다면 외삼촌 팔에 매달려 타고 싶은 그 비행기 놀이
가끔은 방안에서 날 날려 이불위로 메다꽃기도 일쑤
그러다 엄마에게 걸리면 등짝 맞으며 혼나던 나의 외삼촌
외삼촌, 그런 내가 이제 노인이 되네요
건강하시고 꼭 미국 한번 오세요, 외숙모와
이제는 날 비행기 놀이 못해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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