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난
2년전 작은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를 하는데 반주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얼떨결에 반주를 했었다.행사가 끝난 뒤 앞을 못보시는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열성이신 전도사님이 고마웠다고 식사대접을 하신다고 몇번 연락을 해오셨다. 그 돈으로 교회에 쓰시고 누추하지만 저희집에 오시라고 강권해서 초대를 했다.
그때 목사님 부부가 오실때 사오신 서양란.
보랗빛 커다란 꽃이 큰줄기 가득 피워있었다.줄기 밑부터 꽃이 피어 그 해 겨울 까지 줄기 꼭대기 까지 꽃이 피고지고 겨울이 지났다.
그래서 난이름을 여(름)성(경학교)난 이라 지어주었다.
그 큰줄기의 꽃이 다 지고 줄기마져 시들어 없어지고 넓은 잎들만 남았다.
내 경험상 서양난은 끈기있게 키우다보면 또 어느새 새 꽃대가 올라 온다는것을 알고있다.
그렇게 2년이 지나 일주 전쯤 무심코 살펴보니 새 꽃대가 두꺼운 잎 밑에서 20센티 정도 자라 있었다.어찌나 반갑던지.
새 친구를 만난듯 기뻤다. 아직 연한 꽃대라 부러지기 쉬워 겨우 오늘에서야 지지대에 묵어 놓았다.
기다림. 때론 기다림은 날 지치게 만들고 지루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기다림을 이겨내면 반드시 기쁨이 온다.
이제 올해 내내 여성난은 나의 거실을 지키며 날 행복하게 해줄것이다.
문득 앞을 못보시는 목사님이 궁금해진다.잘 지내시겠지.
여성난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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