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내 옷장속의 가을

송정희2016.11.30 17:06조회 수 58댓글 0

    • 글자 크기

내 옷장속의 가을


세월이 지나며 더 선명해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더 그리워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더 행복해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때론 기억속에 무언가는 실제보다

더 작고 초라합니다.

내 어렷을적 다니던 학교처럼.

그래서 난 그냥 기억만 하려구요.


버스가 끝까지 가면 거기에 있던 가을 빈들녘.

그 빈들에 날 두고 버스가 가버리면

난 빈들녘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라고 한 이도 없고 딱히 가야할 이유도 없는데

사춘기의 내게 그곳은 바다였습니다.


그당시 나이의 몇곱절을 더 살면서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그 가을 빈들녘의 바다.

난 다시 사춘기의 소녀가 됩니다.


오늘은 가을바람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

예전 그 가을 빈들녘의 향기를 몰고 왔네요.

골마루에 살짝 앉을 향기를 한아름 안고

내 옷장 빈곳에 숨겨둡니다.

내 사춘적 나의 친구니까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76 호박죽1 2017.05.12 18
1075 호박볶음 2018.07.18 13
1074 호박꽃1 2017.06.14 22
1073 호랑이 없는 굴속의 토끼들 2019.02.18 21
1072 허리통증2 2018.09.06 34
1071 허리케인 플로렌스 팔행시 2018.09.17 21
1070 허당녀 2018.03.03 13
1069 향수 2병 2019.01.19 18
1068 향기 2018.09.11 17
1067 행운 2019.05.11 23
1066 행복한 장례식 2018.07.16 17
1065 행복한 분들과의 식사 2017.05.17 20
1064 행복한 꿈 2017.01.03 14
1063 햇샇 가득한 2018.10.30 15
1062 햇살 2016.10.27 20
1061 해그림자 사다리1 2019.01.21 25
1060 해거름에 2019.01.28 22
1059 함석지붕집 2019.04.08 21
1058 할머니의 익모초 2018.08.13 18
1057 할로윈의 밤 2019.11.01 36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