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17) / 송정희
오두막이 2층이다
1층 안쪽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1층보다 안전할 것 같아 2층으로 배낭을 올린다
먼지가 풀썩 피어오른다
금새 어둠이 내리고
밤의 곤충들이 짝을 부른다
귓가로 몇마리의 모기들이 성가시게 굴기 시작한다
9시 정각
천정이 낮은 2층 다락방에는
나 말고 작은 박쥐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 몸의 시계는 9시 기상
푸드득 거리며 오두막 밖으로 날아가
나를 혼비백산하게 만든다
그들은 나를 놀래킨 댓가로 모기를 모두 먹어치웠다
난생처음 박쥐를 친구로 대해본다
나는 모기없이 편히 잠히들고
박쥐들은 새벽녘에 돌아와 낮은 천정에 몸을 붙히고
하나 둘씩 깊은 잠이든다
친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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