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책길의 풍경

송정희2018.11.26 10:44조회 수 14댓글 0

    • 글자 크기

산책길의 풍경

 

산책길의 나무들은 이제 거의 나뭇잎을 떨구고

그 나뭇잎들은 부질없이 달리는 차 뒷꽁무니를 따라

멀리까지 달리다 멈춘다

어젯밤 내린 비로 길은 젖고

나뭇잎들은 그 젖은 길 위에 누워있다

 

아름다운 계절 가을

바람소리가 빈가지를 때리고

사람들은 얼굴을 꽁꽁 싸매고 걷는다

 

상수리나무들은 먼저 도토리를 다 떨구고

그 도토리가 들어있던 껍질들을 떨구고 있다

밟아도 비에 눅눅해진 그 껍질은 깨지지 않고

픽 뭉그러진다 재미 없다

경쾌하게 톡 터지는 소리가 나야하는데

 

찬바람이 얼굴은 때리고 난 서둘러

집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세시간 산책을 다 못채우고

두시간만 걷는다

내가 걷는 방향으로 바람이 낙엽을 몰고 따라온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36 향수 2병 2019.01.19 18
435 산다는건 2019.01.19 23
434 비가 오면 2019.01.20 15
433 염색 2019.01.20 14
432 나의 작은 교회 2019.01.21 18
431 해그림자 사다리1 2019.01.21 25
430 퍼머를 하고 2019.01.21 14
429 오늘의 소확행(1월 21일) 2019.01.22 13
428 막내와 보는 영화 2019.01.22 10
427 깊어가는 겨울 2019.01.22 13
426 아버지를 추억하다1 2019.01.23 23
425 하루 2019.01.23 15
424 고장난 전기장판 2019.01.24 15
423 오늘의 소확행(1월23일) 2019.01.24 9
422 굽은 길 2019.01.24 14
421 카레밥 2019.01.24 12
420 집들이 준비 2019.01.24 20
419 재미없는 영화 2019.01.27 10
418 오래된 연가 2019.01.27 21
417 오늘의 소확행(1월25일) 2019.01.28 9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