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포도
안양머루포도를 팔길래 먹음직스러워 사왔다
어릴적 큰 함석지붕집에 살 때 할아버지는 유실수를 잘 키우셨다
마당 구석에 키 큰 포도넝쿨과 앵두나무
하수구 근처에 작은 숲같은 창포잎들
한여름이면 포도가 익는데 그 맛이 기가 막혔다
그 후론 그런 포도맛을 어디서든 먹어보질 못했다
많이 달리진 않아 어른들은 맛만 보시고 우리 삼남매의 몫이던 그 추억의 포도
나무에 매달린 포도를 서서 따먹는 맛이 제맛이었다
포도 한송이에 행복했던 그 어린시절의 여름들
잠자리에 들때까지 입속에 남아있던 단맛
여름이면 한국마켓에 들어오는 한국포도
그 어릴적 포도맛은 찾을 수 없다
그 집에 아직도 그 포도나무가 있을런지
언젠가 꼭 한번은 그 집을 찾아가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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