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후에 내리는 비

송정희2017.04.19 16:31조회 수 17댓글 0

    • 글자 크기

오후에 내리는 비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바짝 마른 덱의 골마루위로

빗방울이 점점이 얼룩을 만든다

이내 골마루가 다 젖고

약간 파인곳에 빗물이 고여온다

 

연한 미나리와 상추잎이 비에 따귀를 맞는다

그래도 즐거운듯 빗줄기에 흔들린다

새들이 낮게 날며 쉴곳을 찾고

하늘은 검은그름이 뭉게뭉게 덮고있다

 

이렇게 짧은 봄이 가는 소리가 빗소리에 들린다

덜 핀 꽃잎을 떨구고

잎사귀엔 초록빛을 더하는 비가

저녁을 부르며 오후 내내 내린다

 

언제 들어온 파리 한마리가

빗속으로 다시 나가고 싶은지

소리내며 거실을 돌다 창가 유리에 붙어있다

나는 인정사정없이 파리채를 휘둘러

죽은 놈을 빗속으로 내던진다

 

소리도 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니

여전히 미나리와 상추는 내리는 빗물을 사랑하는중이다

이 비가 그치면 훌쩍 커있을

상추와 미나리 그리고 부추

빗줄기에 나의 졸음을 씻어보낸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76 비 오는 날 2018.11.14 13
475 4총사의 점심모임 2018.11.14 16
474 오늘의 소확행(11월14일) 2018.11.16 13
473 아침운동1 2018.11.16 23
472 오늘의 소확행(11월16일) 2018.11.18 14
471 에보니의 가출소동 2018.11.18 19
470 운전 하는 길 2018.11.18 17
469 2018 문학회 출판기념식과 문학상 시상식을 마치고1 2018.11.21 33
468 내안의 블루 2018.11.21 11
467 오늘의 소확행(11월19일) 2018.11.21 13
466 피터에게 쓰는 편지 2018.11.21 22
465 만남 2018.11.26 20
464 문이 닫히는 중 2018.11.26 16
463 내 눈의 조리개 2018.11.26 10
462 만추가 되니 2018.11.26 20
461 오늘의 소확행(11월25일) 2018.11.26 15
460 산책길의 풍경 2018.11.26 14
459 오늘의 소확행(11월 26일) 2018.11.27 14
458 앙카라성으로 2018.12.11 7
457 저녁노래 2018.12.11 16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