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 통기타 두드리며
열심히 노래연습하던 사촌은
정작 당일엔 신열에 들떠
콩클대회엔 나가지 못하고
솜이불 뒤집어쓰고 방언만 해댔다.
사춘기 시절 나와 내 여친사이에서 삼각관계를
만들어 연적이 되기도 했고
작은 용돈을 기꺼이 서로 나눠 쓰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친구같은 사촌
나 미국오고 삼년뒤 남산 3호 터널안에서
비명횡사했다.
미망인은 재혼해서 무난히 삶을 유지하고
큰아이는 결혼해 사촌을 할애비로 만들었고
둘째는 군대에서 말뚝을 박았다.
궂은 날에는 내 청춘의 귀퉁이에서
함께 여러날들을 서성이던 사촌이 그립고
그의 노래가 종일 머리를 떠돈다
'아마도 빗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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