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평상(平床)/반칠환

이한기2024.06.24 07:36조회 수 15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img.png

 

평상(平床)

                      반칠환

 

얘들아, 저녁 먹자

등잔불 끄고 평상으로

나오너라

허기진 나는

꿩에 병아리처럼

튀어나가고

암탉 같은 엄마는

양푼 그득

수제빌 안고 온다

니째 성, 모깃불에

풀 한 뭇 더 얹고

다담 바른 누나가

숟가락 쥐어줄

새도 없이

아이 내구어―

아이 내궈

식구들 둥글게 모여

수제빌 먹는다

하아, 개복상낭구에

걸렸던

애호박이 맛있구나

  

식구들 모두

부른 배 내어놓고

평상에 누우면

나도 볼록한

조롱박 배를 두드리며

누나 팔베개 고쳐 벤다

소 없는 외양간 우에

박꽃이 환하구나

으음, 박꽃!

박꽃? 꽃밭!

밭두렁!

렁? 렁?

나는 말꼬릴 잇지 못해

발을 구르고

누나는 깔깔대며

내 코를ㅍ비튼다

누가 밤 하늘에

옥수수알을 뿌려놨으까

까막새가 다 줘 먹는 걸

보지 못하고

나는 잠이 들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 인생찬가 - 롱 펠로우- 관리자 2024.02.26 24
65 아내가 지킨 수첩에서 46년 만에...박목월 미발표 시 166편 공개됐다 관리자 2024.03.13 5
64 4월의 환희 - 이 해인- 관리자 2024.04.11 6
63 시를 쓰는 바보 이한기 2024.06.26 10
62 명장(名將) 일별(一瞥)(2) 이한기 2023.12.02 48
61 외명부(外命婦) 이한기 2023.12.06 73
60 할매 언니들이 꽉 안아줬다…불타고, 맞고, 으깨진 시인의 세상을 관리자 2024.01.27 8
59 어느 95세 노인의 수기 이한기 2024.06.15 27
58 탈무드 인맥관리 17계명 관리자 2024.01.14 11
57 분양 받으신 약초중 이외순 문우님 과 장붕익 문우님의 약초 상황입니다 관리자 2024.04.29 1
56 민들레 홀씨 / 조광현 이한기 2024.04.04 15
55 하버드 대학 (Harvard University 관리자 2024.05.17 7
54 갑진년 서두 시-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있다, 문의 마을에 가서, 여름 가고 여름 관리자 2024.01.14 9
53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이한기 2024.01.05 74
52 빈 집 - 기형도- 관리자 2024.01.02 6
51 경쟁(競爭)?, 교감(交感)? 이한기 2024.01.12 23
50 대학 시절 - 기 형도- 관리자 2024.01.02 8
49 질투는 나의 힘 - 기 형도- 관리자 2024.01.02 13
48 개여울 - 김 소월 관리자 2024.01.11 14
47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관리자 2024.05.17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