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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리고 무의식(無意識)

이한기2023.10.14 13:04조회 수 14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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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 그리고 무의식(無意識)

 

 자각몽(自覺夢, Lucid dream)에 대하여

생각한다.

꿈을 꾸면서 자신이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두뇌작용이다. 자각몽은 꿈의

내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한다.

 

 시를 쓸 때도 그렇다. 자신이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면서도 자각몽

같은 시를 쓰는 버릇이 생긴다. 어렵지만 

재미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어도 모든

시인이 그러리라는 생각이다. 초현실적인

구절이 튀어나오기 일쑤다.

 

 현대시도 소설의 한 문단이나 유행가 구절

처럼 금방금방 머리에 쏙쏙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에 빠진 사람들이 내 시가 

난해하다는 평을 내린다. 한 편의 시를

이해하는 것은 이상한 꿈을 이해하는 

것만큼 아리송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한 번 읽고나서 "네, 잘 알겠습니다", 혹은

"어머, 이 사 참 좋아요" 하며 말하고 난 후

얼른 잊히는 시를 쓰고 싶지 얺다.

 

 꿈도 시도 외래어나 사자성어가 판을 치지

않는 이상, 한 장면이나 단어 하나하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구러나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연결성, 한 구절과 다른 구절의

연관성이 비상식적인 경우가 빈번하다.

다큐 영화와 산문기사가 얼른 이해되는 

반면에 꿈과 시가 알쏭달쏭하게 다가오는 

차이점의 묘미가 여기에 있다.

 

 시에서 일어나는 응축현상이 시의 함축성을

높이며 지루한 설명을 거부한다. 시적 표현은 

늘 말을 바꿔함으로서 간접성의 부드러움을

시사한다.

 시인들이 자주 거론하는 '육화(肉化)'라는

느끼한 기법 또한 시 특유의 드라마를 창출

한다.

 

 꿈과 시는 무의식의 산물이다. 우리의 언어

구조 자체가 무의식을 닮았다는 프랑스의

정신분석가 '라캉'의 폭탄선언을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조차 무의식의 소산

이라면 당신과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이다.

 

           --서량(시인, 정신과 의사)--

 

<발췌한이 Note>

서량 시인의 "꿈, 시, 그리고 무의식"에서

발췌(拔萃)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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